문 대통령 기생충, 제작진 뭐라고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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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20일 아카데미 작품상·감독상 등을 수상하여 국민들에게 자부심을 안겨준 영화 ‘기생충’ 제작진과 출연진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하고 격려했습니다.문 대통령과 봉준호 감독, 배우 송강호 씨의 인사말이 끝난 뒤 기생충 출연배우와 제작진이 자유롭게 수상소감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말했습니다.


다음은 배우와 제작진의 발언입니다.


○ 최우식(배우) : 여기까지 온 게 꿈만 같고, 너무 맛있는 밥 잘 먹고 가겠습니다.


○ 문 대통령 : 다음 계획이 뭐예요.


○ 최우식(배우) : 일 열심히 하고 지낼 것 같습니다.


○ 조여정(배우) : 저는 조금 쉬겠습니다. 


○ 송강호(배우) : 원래 훌륭한 배우들이지만 기생충 이후로 드라마, 영화, 광고에서 전방위적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봉준호(감독) : (송강호 씨 주연의) ‘비상선언’이란 영화도 다음 달 개봉합니다.


○ 이선균(배우) : 초대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 문 대통령 : (좌중을 향해)그동안 제일 많이 받은 질문이나 얘기는 뭔가요?


○ 이정은(배우) : (영화 속 배역 때문에)굉장히 이상한 분이란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 정현준(배우, 아역 다송이) : 연기가 중요해서, 학교를 열심히 다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 박명훈(배우) : 좋은 시간 주셔서 감사합니다.


○ 박소담(배우) : 2년간 대장정을 마무리하는데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곧 새로운 영화와 드라마를 합니다. 앞으로 다른 모습으로 찾아올 예정입니다.


○ 정지소(배우) : 기생충 이후 처음으로 드라마 주연을 맡게 됐습니다. 많이 봐주세요.


○ 장혜진(배우) : 저는 어제 인터뷰 때 말을 많이 해서 회사에서 무조건 감사합니다란 말만 하랍니다. 감사합니다.


○ 문 대통령 : 기생충에 인상적인 장면이 많습니다. 그런 장면을 찍은 장소는 미리 기억을 해두는 건가요? 아니면….


○ 봉준호(감독) : 장소 헌팅팀을 조직합니다. 시나리오에 있을 법한 장소를 샅샅이 훑습니다. ‘여기 괜찮아’라고 하면 카메라 들고 가죠. (장소 헌팅팀이)자하문터널을 찍어왔는데 느낌이 좋더라고요. (그러면서 물색했던 장소를 열거)자하문터널, 아현동, 후암동 굴다리, 동대문구 창신동….


이어 이하준(미술감독), 최세연(의상감독), 양진모(편집감독), 은희수(동시녹음), 한진원(작가), 김성식(조감독), 장영환(프로듀서), 최태영(음향감독), 김서영(분장감독), 홍경표(촬영감독) 등이 초대에 감사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 문 대통령 : (송강호 씨를 향해)출연작 중 나는 제일 좋았던 게 옛날 무명시절 ‘넘버3’의 건달역할이에요. 정말 연기가 굉장하더라고요. 나는 크게 성공할 것 같은 예감을 받았어요. 그런데 경력에는 그게 잘 안 나오더라고요.


○ 송강호(배우) : 전혀 보지 못했던 연기를 하니 특이한 배우, 이상한 배우가 나타났다고 화제는 되긴 했습니다. 그런데 한 20년이 넘다보니 ‘넘버3’라는 영화를 알 만한 사람은 아는데 젊은이들은 잘 모릅니다. 


자유롭게 옆사람과 대화하다 다시 마이크가 곽신애 제작사 대표에게 넘어갔습니다. 기생충의 흥행수익이 화제가 되면서입니다.


○ 곽신애(바른손 E&A 대표) : 수입정산은 올해 말이나 내년쯤 나올 예정입니다. 지금은 기대만 하고 있습니다. (이때 오찬 메뉴 중 짜파구리 등장)


○ 김정숙 여사 : (오찬과 관련)저도 계획이 있었습니다. 제가 어제 오후 내내 조합을 한 짜파구리입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지역경제와 재래시장이 위축되고 있습니다. 특히 농민들이 생산하는 대파는 출하 기간이 있습니다. 작년 겨울에 비가 오고 따뜻해 잘 자랐어요. 농사는 잘 됐는데, (안 팔리니)농민들의 시름이 깊습니다. 그래서 상인들도 위할 겸 제가 작정을 하고 가서 대파를 구입했습니다. 중식 대표 셰프인 이연복 셰프에게 짜파구리를 어떻게 연결시킬지 들었고요, 소고기 안심은 너무 느끼할 것 같으니 돼지고기 목심을 썼습니다. 그리고 대파입니다. 저의 계획은 대파였습니다. 이게 (청와대의) ‘대파짜파구리’입니다.


○ 봉준호(감독) : 사실 짜파구리 한번도 안 먹어보고 시나리오를 썼습니다. 맛있군요.


○ 김정숙 여사 : 봉 감독님과 여기 유명하신 여러분들 덕분에 대파 소비가 늘면 좋겠습니다. 


식사 중 봉 감독이 다음 작품 및 시나리오에 관한 얘기를 꺼냈습니다.


○ 봉준호(감독) : 저는 (시나리오를 쓰는)속도가 느립니다. 이준익 감독, ‘왕의남자’를 만든 이 감독님은 1년에 1개씩 쓰시는데. 저는 속도가 느려서, 그런데 이창동 감독님보다는 조금 빠릅니다.


○ 송강호(배우) : 이창동 감독님을 얼마 전 뵙고 신작 얘기를 했는데, 제가 잘 되가느냐고 했더니 막혔다고 하세요. 그러면 한 10년 가요. 


○ 봉준호(감독) : 이창동 감독님은 혼자 썼다가 혼자 없애버려서 아무도 이 감독님이 쓴 시나리오를 본 사람이 없어요. 저는 그거 다 보고 싶어요. 한 줄 한 줄이 예술이거든요. 혼자서 꾸역꾸역 쓰시다가… 도공이 그러잖습니까. 도자기 가마에서 굽다가 약간이라도 마음에 안 들면 깨버리잖아요. 우리가 보기엔, 그분이 폐기한 시나리오를 우리가 가져다 찍으면 엄청난 작품일 텐데.


식사 중 편한 대화를 나누기 시작하는 동안 봉준호 감독의 영화 ‘살인의 추억’ 중 명장면으로 꼽히는 라스트신과 관련해 배우 송강호 씨가 이런 언급을 했습니다.


○ 송강호(배우) : 살인의 추억 라스트신은 사실 촬영 초반에 찍은 것이었습니다. 촬영 20%정도에. 벼 수확 때문입니다. 수확 전에 찍어야 하니까, 그냥 (나머지 80% 촬영이 어떻게 흘러갈지)상상하면서 찍어야했지요. (촬영도)세 가지 버전을 준비해야 했습니다. 어떤 게 정답일지 모르니까, 연기를 세 번한 겁니다.


○ 김정숙 여사 : K드라마 K컬쳐, 그중에서도 엔터테인먼트의 꽃인 영화가 오스카상을 수상했는데, 그 부가성은 말할 수 없이 크지 않을까 합니다. 여러분은 하나 하나가 산업, 자산이라는 말씀 드립니다. 그러니 잘 보존하시고, 건강 챙기시기 바랍니다.


앞서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기생충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효과와 관련해 언급했습니다. 문체부 유관기관인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자료를 인용하면서였습니다.


박 장관은 “기생충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효과를 (문체부가)자체 분석해보니 1조4,000억 원 정도”라며 “하지만 국가이미지 제고, 광고, 수출 등까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따져보니, 아직 정교하게 파악한 것은 아니지만, (잠정 추계한 결과) 대략 2조 원 정도”라고 밝혔습니다.


오찬 후 문 대통령과 기생충 제작진 및 출연진은 본관의 대통령 집무실 및 접견실을 둘러봤습니다.


본관 집무실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오늘 만찬 참석자 중 최연소자인 정현준 군(10)에게 “대통령 책상에 앉아봐라”고 하셨고, 현준 군이 선뜻 의자에 앉았습니다. 봉 감독과 송강호 씨 등 전원에게 “와~”하는 탄성이 나왔습니다.


본관 집무실에서 기생충 제작진과 출연진은 단체로 촬영을 했습니다. 그런데 제작진이 예정에 없던 즉석촬영을 신청해 문 대통령과 일대일로 사진촬영이 시작되면서 행사 일정이 당초 예정보다 30분 정도 늘어났습니다.


문 대통령은 기생충 제작진과 출연진을 본관에서 녹지원 앞 다리까지 산책하며 배웅한 뒤 여민관 집무실로 향했습니다. 

[이광석 기자 lks0517@ms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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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2.2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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