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가슴 아파할 것 없다네

뉴스8080 (14.♡.70.68)| 23-05-17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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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법정 스님 글


번뇌


보고 싶은 만큼 나도 그러하다네


하지만 두 눈으로 보는 것만이 다는 아니라네


마음으로 보고 영혼으로 감응하는 것으로도


우리는 함께일 수 있다네


결국 있다는 것은 현실의 내 곁에 존재하지는 않지만


우리는 이미 한 하늘 아래 저 달빛을 마주보며


함께 호흡을 하며 살고 있다네


마음 안에서는 늘 항상 함께라네


그리하여 이 밤에도 나는 한사람에게 글을 띄우네


그리움을 마주보며 함께 꿈꾸고 있기 때문이라네


두 눈으로 보고 싶다고 욕심을 가지지 마세


내 작은 소유욕으로 상대방이 힘들지 않게


그의 마음을 보살펴 주세


한 사람이 아닌 이 세상을


이 우주를 끌어안을 수 있는 넉넉함과


큰 믿음을 가지세


타인에게서 이 세상과 아름다운 우주를 얻으려 마세


내 안의 두 눈과 마음 문을 활짝 열고


내 안의 시간과 공간이 존재하는 내 우주를 들여다보세


그것이 두 눈에 보이는 저 하늘과 같다는 것을


이 우주와 같다는 것을 깨닫게 될 걸세


그 안에 내 사랑하는 타인도 이미 존재하고 있음이


더 이상 가슴 아파할 것 없다네


내 안에 그가 살고 있음이


내 우주와 그의 우주가 이미 하나이니


타인은 더 이상 타인이 아니라네


주어도 아낌이 없이 내게 주듯이


보답을 바라지 않는 선한 마음으로


어차피 어차피… 사랑하는 것조차,


그리워하고 기다리고 애태우고


타인에게 건네는 정성까지도


내가 좋아서 하는 일 아니던가


결국 내 의지에서 나를 위해 하는 것이 아니던가


가지려하면 더더욱 가질 수 없고


내 안에서 찾으려 노력하면 갖게 되는 것을


마음에 새겨 놓게나


그대에게 관심이 없다 해도


내 사랑에 아무런 답변이 없다 해도


내 얼굴을 바라보기도 싫다 해도


그러다가 나를 잊었다 해도


차라리 나를 잊은 내 안의 나를 그리워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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