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자유한국당 운영위 소집은 3무(無) 없는 회의다

 

[ⓒ8080]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 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자유한국당이 오늘 국회 운영위원회를 일방적으로 소집했다. 이것은 절차도 매우 잘못됐고, 내용도 황당무계하다. 절차적으로 이번 운영위 소집은 3무(無), 즉 세 가지가 없는 회의다. 

 


첫째, 정우택 현 운영위원장이 어제 해외출장으로 자리에 없다. 둘째, 무엇을 논의할지 안건 자체가 없다. 셋째, 여야 간사 간에 협의가 전혀 없었다. 국회법 49조 2항 ‘위원장은 위원회 의사일정과 개회일시를 간사와 협의하여 정한다’는 조항을 정면 위반한 것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국회 운영위가 마치 청와대 비서실장 출석을 요구한 것처럼 보도되었지만 이는 명백한 오보이다. 자유한국당의 회의소집 요구서에도 안건이 미정으로 적시되어 있고, 이에 따라 오늘 회의에는 출석 대상, 기간도 전혀 없는 상태다. 정작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출석 요구를 하지 않았는데도 언론플레이만 하는 것은 국민을 속이는 얄팍한 술수이고, 허황된 정치공세일 뿐이다.

 

자유한국당이 이번 임시국회에서 법안처리에는 관심이 없더니 유독 청와대를 상대로 한 정쟁만을 노골적으로 일삼았다는 점에서 비판받아 마땅하다. 자유한국당에게는 국회 운영위원회 위원장이 몇 명이라도 된다는 말인가? 운영위를 처음 열자고 하는 분이 따로 있고, 현 운영위원장은 해외로 떠나버리고, 오늘 사회는 전 원내수석부대표에게 넘겼다는데, 이런 식의 상임위 운영은 국회 역사상 듣지도 보지도 못한 것이다. 

 

회의를 소집하고도 해외출장을 떠나버린 것은 국방위의 ‘법안 미처리 뺑소니’에 이은 ‘제2의 뺑소니’다. 내용적으로도 청와대 비서실장의 UAE방문이 마치 대단히 잘못된 것처럼 호도하고 있지만 이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외교활동의 일환이다. 우리나라 해외 파견부대 방문과 한-UAE 양국 간 여러 현안을 논의하는 것이 무슨 문제란 말인가? UAE 현지 언론에서도 양국 간 지속적 발전과 공고한 협력을 논의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는데, 이를 명확한 근거도 없이 정쟁의 도구로 악용한다면 이는 외교적 결례이고, 국익에도 전혀 도움 되지 않는다는 점을 자유한국당은 똑똑히 명심해야 될 것이다.

 

국회 운영위는 청와대, 국회사무처, 국가인권위를 소관하고 국회 전체의 의사일정을 결정하기 때문에 역대 국회에서 집권여당이 위원장을 맡아온 것이다. 지난 2016년 총선 후 여소야대가 되었지만 이런 관례를 존중해서 자유한국당에 운영위원장을 양보해 준 것도 그런 이유다. 

 

지난 5월 정권이 교체되었으므로 국회 운영위원장은 당연히 여당이 맡아야 한다. 마침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교체되었으므로 이제는 국회 운영위원장을 교체해야 할 때다. 자유한국당의 몽니와 억지 주장으로 신임 운영위원장은 집권여당 원내대표가 하지 못하고, 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수 있다. 

 

자칫 사상 초유의 사태로 장기간 운영위원장이 여야 원내대표가 아닌 제3의 의원이 재임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국회 운영위는 그 어떤 상임위보다 가장 합의정신이 빛을 발휘해야 하는 곳이다. 각 교섭단체 대표가 참여하는 그런 상임위다. 

 

자유한국당은 오늘 뿐만 아니라 6월 20일 운영위도 여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소집해서 파행을 이끈 전례가 있다. 마치 새로운 원내대표가 선출되면 이렇게 일방파행 전통이라도 세우는 듯하다. 자유한국당이 운영위원장을 계속 맡고 있는 한 ‘카더라’ 수준의 의혹만 갖고도 정치공세용 운영위 소집을 남발할 소지가 많다. 이것만 보더라도 자유한국당이 운영위원장을 맡으면 안 되는 이유가 분명해졌다. 자유한국당은 국회 운영위원회를 정쟁위원회로 만들려는 자세를 버리고, 관례로 보나 국회 의석수 비율로 보나 민주당이 운영위원장을 맡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국민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기 바란다. 

 


 

 

[이광석 기자 lks0517@ms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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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7.12.19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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